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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전 종종 대화역을 잘 놓칩니다. 이미 다 끝난 화제가 머릿속에 남아 다른 주제로 넘어갔는데 다시 그 이야기를 꺼냅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아니 아직도 그 이야기 하냐고 장난치며 이미 그 대화역은 지났다고 말해 줍니다. 그런데 사실 제게 말할 기회와 틈을 주지 않았는데 어떻게 말을 하냐고 하면 오히려 제가 느려서 그런거라며 더 나무랍니다.


힘 있는 사람이나 힘 있는 나라는 말할 기회라도 있지 말할 기회도 없는 사람들과 나라들은 얼마나 힘들까요? 대화는 커녕 테이블에 앉지도 못하는데 말입니다.


지난 수요일 아이들과 United Nations에 필드 트립을 다녀왔습니다. 유엔 안전 보장 이사회(UN Security Council) 회의장에 들어갔습니다.  한 아이가 이곳이 Security Council이라 저 가운데 Security Camera가 있는 거냐고 말해 가이드 아저씨도 말을 잠시 잇지 못하고 웃었습니다.


사실 어른들 할 말 없습니다. 아이들 앞에서 우리는 대화의 좋은 모델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회의장이 좋다고 시설이 잘 되어 있다고 해서 대화가 잘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말을 듣지 않는 것은 아이나 어른이나 똑같습니다. 그래도 얼굴을 마주하고 둘러 앉아대화한다는 것에서 희망을 봅니다. 관계는 대화 속에서 맺어집니다. 물론 대화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몇시간을 이야기를 들어도 잘 이해되지않거나 파악이 힘들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화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쌓여서 상대를 향한 마음이 열리고 나아가 평화의 시대가 지속적으로열리길 바랍니다. 


대화역을 잘 놓치는 저도 한 말은 없지만 내가 말해야 하는 것을 놓치는 것은 괜찮더라도 가족과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서로 대화하는 기쁨과 행복을 놓치는 인생은 살지 않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로 인해 교회와 가정과 사회에서 우리 아이들이 사랑으로 대화하는 능력을갖춘 믿음의 자녀들이 되길 기도합니다. 누구와도 친구할 수 있고 누구와도 함께 살아갈 수 있고 특별히 누구와도 대화할 수 있는 깊고 넓은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김진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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