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야구 하면 메츠와 양키즈, 농구 하면 닉스와 넷츠, 미식축구 하면 자이언트와 제츠 빌스까지 팬들이 나뉘어 집니다. 보통 작은 도시들은 팀이 하나이기에 나뉠 일이 없는데 말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팀이 있는 것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지난 화요일 시티필드에서 뉴욕 양키즈와 메츠의 경기가 있었습니다. 1회에만 양팀이 2개씩 4개의 홈런을 치며 라이벌 팀 답게 뜨거운 대결을 펼쳤습니다.
메츠 경기장에 양키즈 모자를 쓰고 갔더니 메츠 팬들이 중얼거리는 묘한 긴장감을 느꼈습니다. 제가 미리 홈팀 팬들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상상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막상 경기가 시작하니 두 팀 팬들은 뉴욕의 하늘아래 열띤 응원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켰습니다. 서로를 향해 야유를 퍼 부으면서도 야구는 야구대로 즐겼습니다. 자리도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고 양키즈 팬들도 시티필드의 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함께 먹고 마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혼자 라디오를 들고 응원하는 할아버지의 포스는 하루 이틀 경기장에 나온 분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날아오는 공을 주위에 건장한 청년들이 다 놓쳤는데 그 할아버지는 앉아 라디오를 듣다가 공이 옆구리에 꽂혔습니다. 힘 하나 들이지 않고 야구공을 받아내는 묘기도 연출 하셨습니다.
아내와 다른 팀을 응원하니 또 다른 재미가 있었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와도 우리 둘 중 한명은 승리의 기쁨을 누리게 됩니다. 경기에 함께 하는 기쁨이 있고 승패를 넘어서는 감동도 있는 것입니다. 메츠와 양키즈는 라이벌 맞습니다. 두 팀이 나란히 이번 시즌 각 리그에서 1위를 달리는 것을 보니 요즘 야구를 사랑하는 뉴욕커들이 신날 수 밖에 없습니다. 상대를 적으로 생각하기 전에 같은 목적을 가진 라이벌이 된다면 멋진 승부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에 살면서 내가 살기위해 적을 만들진 말아야 합니다. 우린 이기고 지는 것 때문에 많은 것을 놓치며 살아갑니다. 이기기 위해 상대를 죽이기 보다는 함께 살아 멋진 승부로 기쁨을 누리는 경기들이 우리 삶 가운데 더 많아 지길 기대합니다.
Let’s Go Mets! Let’s Go Yankees!
-김진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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