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두 블럭 떨어진 메디슨 에비뉴 62가에 가면 맛있는 냄새가 납니다. 1986년 푸드카트에서 시작해 2023년까지 이어온 푸드트럭 ‘Tony Dragon’s Grille’에서 흘러 나오는 냄새입니다. 종종 교회 손님이 오시면 소개하는 곳입니다. 지난 화요일 비가 조금 내렸던 흐린 날에도 푸드트럭은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37년 동안 유지해 온 비결은 물론 맛이겠지요. 까다로운 뉴요커들의 입맛에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곳입니다. 구글 평점이 4.8이라는 놀라운 점수를 유지하고 있기도 합니다. 제 추천 메뉴는 Grilled Chicken Breast Bowl 과 Lamb/Beef Gyro 입니다.
뉴욕 맨하탄에 수많은 레스토랑이 새로 생기고 문을 닫는 동안 길거리 음식이 이렇게 오랜 시간 살아 남을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맛, 접근성, 좋은 재료, 편리한 결재 시스템은 물론이겠지만 제 생각에는 푸드트럭의 정체성을 지키며 그 자리에 꾸준히 있었던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푸드트럭은 그대로이지만 그 안에 시설은 최신식 결재 시스템, 조리 시스템, 고성능 발전기, 온라인 주문 시스템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트럭안에서 일하는 5-6명의 스태프들은 그 좁은 트럭 공간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놀라운 팀워크를 보여줍니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컵 그릇 테이블과 의자는 없지만 푸드트럭은 뉴요커들과 여행자들에게 맛의 행복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한가지 궁금한 점은 차 안에 사람들이 항상 타고 있어서인지 하루종일 주차해 놓아도 파킹 티켓을 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변함없이 힘써야 할 일은 나의 정체성을 지키는 일과 부르신 자리를 꾸준히 지키는 일입니다. 나는 그대로이지만 새 시대 살아가며 새 옷을 입고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의 향기를 내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해 가길 바랍니다. 바울의 기도처럼 “믿는 사람들인 우리에게 강한 힘으로 활동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얼마나 엄청나게 큰지를, 여러분이 알기 바랍니다.”(엡 1:19) 변화하는 시대이지만 변함없는 하나님의 말씀의 능력이 우리를 날로 새롭게 하시길 기도합니다.
-김진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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