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름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되는 9월입니다. 조금 더 바쁜 일상이 시작되겠지요. 매일의 삶 속에서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 그리고 할 수 있는 일을 추리는 데에 시간을 쏟게 될 것입니다. 어느 날에는 어깨가 무겁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떠올릴 수 있는 그림 하나를 소개합니다. Johannes Jan Vermeer, <우유 따르는 여인>
이는 ‘북유럽의 모나리자’라고 불리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그린 화가, 페르메이르의 작품입니다. 따스하게 스며드는 햇빛, 탁자 위에 놓인 빵 조각, 못 자국이 난 벽, 흙으로 만든 우유 항아리를 따르는 여인…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모습이지요.여인의 모습을 보아하니 주인집 식구의 식사를 준비하는 하녀인 듯한데, 표정이 진중합니다. 노동으로 다져진 팔을 걷어붙이고 우유 대접을 바라보는 모습이 경건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고작 우유 한 잔을 따르는 일일뿐인데 말입니다.
매일 아침 어김없이 빵과 우유를 준비해야 하는 여인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단조로운 노동이 답답하지 않았을까요? 그녀의 진짜 꿈은 무엇일까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여인이 이 모든 것과 싸우며 매일 아침 정성스럽게 빵과 우유를 준비한다는 것입니다. 그녀는 묵묵히 자신의 몫을 행하며 일상을 꾸려 나갑니다.
아직 가시지 않은 더위에 지칠 때가 있습니다. 그다지 특별한 하루를 살지 못했다는 생각에 속상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평범하고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도 정성과 최선을 다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의 매일을 응원합니다.
-조나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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