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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베풀어라

최종 수정일: 2022년 9월 24일


뉴욕시티 안에 위치한 교회들은 여러 이벤트와 연주회, 학교 등에게 공간을 내어 주곤 합니다. 지난 수요일 저녁, 미드타운에 약속이 있어서 가는 중이었습니다. 29가에 위치한 Marble Collegiate Church 앞에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겉모습으로 판단하는 것이 옳지는 않겠지만 예배 드리기 위해 줄을 서 있는 것 같지 않아 보였습니다. 지난 주에 이어, 궁금한 마음에 줄을 서볼까 했지만 너무나 멋지고 화려하게 차려 입은 뉴요커들 사이에 서있을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저의 약속 시간도 거의 다 된 탓에 그 곳에서 지체할 수 없었습니다. 교회 건물 앞에는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꽤 보였습니다. 찾아보니 올해 뉴욕 패션위크 마지막 날 진행된 뉴욕 기반 브랜드 ‘윌리 차바리아 패션쇼’ 였습니다.


맨하탄에 위치한 우리교회 공간 비전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교회 공간이 다양한 문화 공간으로 사용 되는 것을 모두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교회는 기도에 힘쓰는 공간이 먼저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교회는 하나님께 받은 것을 세상에 베푸는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교회들이 어려워지니 단지 건물을 유지하기 위해서, 지역 커뮤니티를 위하는 일이라는 명분으로 공간을 빌려 줍니다. 그리고 그 공간 사용료로 들어오는 돈으로 교회를 운영하다 보니 예배와 사역 그리고 교회 멤버들이 교회 공간에서 줄어들고 외부 행사들로 가득차게 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맨하탄에 공간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화려하고 멋진 장소는 그 어느 도시보다 많습니다. 세계적인 무대와 시설을 갖춘 공간은 이미 많이 있습니다. 맨하탄에 필요한 공간은 예수님을 만나는 공간이고 예수의 이름으로 모이고 힘써 기도하는 공간입니다.


우리 교회가 예수님의 이름이 가장 멋지고 화려하게 빛나는 곳이 되길 기도합니다. 이곳에 오는 사람들이 예수 사랑의 옷 입은 뉴욕커들이 모이는 곳이 되길 기도합니다. 모델들은 관객들 앞에서 런웨이를 걷지만 우리는 그리스도로 옷 입고 하나님 앞에서 주어진 길을 걷습니다. 우리들의 옷 뿐 아니라 삶 전체를 디자인 하신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그 길로 오늘도 걷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받은 은혜가 넘치기에 오히려 세상에 베푸는 우리교회가 되길 기도합니다.


-김진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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