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칸쿤에서 자전거 투어를 한 적이 있습니다. 가이드를 따라 아름다운 자연을 누비던 중 한 나무 앞에 멈추게 되었습니다. 멕시코에서 뿌리가 깊고 둘레가 두껍기로 유명한 툴레 나무(Tree of Tule)였습니다. 그런데 툴레 나무 옆에 또 다른 나무 기둥이 함께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바로 엘 사비노 나무(Tree of El Sabino)였습니다. 그리고 가이드는 이 두 나무에 얽혀 있는 전설을 들려주었습니다.
옛날 옛적에 한 나라의 왕에게 두 아들이 있었는데, 그 이름이 툴레 왕자와 사비노 왕자였습니다. 툴레 왕자는 용감하고, 백성들을 사랑하는 선의 상징으로, 사비노 왕자는 시기와 탐욕이 가득한 악의 상징으로 유명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다 나중에 툴레는 신의 축복을 받아 툴레 나무로, 사비노는 저주를 받아 엘 사비노 나무로 변했습니다. 그렇게 지금도 툴레 나무 옆에는 엘 사비노 나무가 꼭 붙어 자라납니다. 신기하게도 두 나무의 뿌리를 뽑아 다른 곳에 심으면 툴레 나무는 잘 자라는 반면에 엘 사비노 나무는 금방 죽어버린다고 합니다.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문득 한 문장이 생각났습니다. “언제나 선함이 이긴다.”
인생 속에서 악을 마주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입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포함한 전쟁으로 많은 이들이 아파하고 있고, 가까운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범죄와 차별을 마주합니다. 때로는 우리의 내면에서 악을 발견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언제나 선함이 이긴다는 것을 말입니다. 누군가는 무모하다고 말할지라도 선함을 선택하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렇게 작은 희망과 믿음이 모여, 발을 딛고 살아가는 이곳이 하나님 나라를 닮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조나은 목사
Comments